1/ 지난주 팀장님과 면담을 가졌다.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기억에 남는 하나는 ‘내가 팀장님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팀의 규모가 커지면 내가 팀장님과 붙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적어질 것이다. 이때문에 내가 성장하기 가장 좋은 환경은 지금이고, 피드백을 요청하든, 무언가를 질문하든 팀장님을 좀 더 많이 활용하라는 뜻이었다.
2/ 나는 확실히 팀장님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내가 팀장님의 시간을 존중하기도 하고, 내 질문이 좋은 질문인지 조심스럽기도 하고, 남에게 기대서 쉽게 내 답을 얻고 싶지 않기도 하고 등등 주저리주저리… 뭐, 여러 이유가 줄줄이 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당장 내가 가진 ‘질문이 없어서’ 그렇다.
3/ “질문이 없다”는 내 현재 상태를 잘 나타내는 수식어인 것 같다. 결국 지금 갖고 있는 고민이 없다는 말이기도 한데 생각해볼수록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난 지금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4/ 성장이 일어나는 매커니즘은 단순하다. Ah-ha moment,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단, 깨달음을 얻기 위해선 대게 조건이 있다. 깨달음이 답하는 질문이 있을 것.
5/ 깨달음에 관한 대표적인 일화로 통하는 아르키메데스 또한 그냥 깨달음을 얻지는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문제를 풀 때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중 적절한 질문을 생각해내는 데 55분을, 그 질문의 답을 내리는 데 5분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 없이 ‘답’이란 건 있을 수 없다. 질문이 어떤 질문이냐가 답의 퀄리티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만큼 질문은 중요하다.
6/ 운좋게도 오늘 팀원으로부터 힌트를 얻었다, “저는 질문이 없는 건 문제인데, 여기서 문제는 나한테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당장 소화하기도 바쁘거든요.” 사실 지금 팀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며 배우는 게 없냐고 물어본다면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결국 소화할 건 많은데 내가 소화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그럼 내가 지금 고민해야 하는 건 뭘까?
6/ 고민을 시작하기 위해선 질문이 필요하다. 그럼 좋은 질문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나한테 필요한 고민, 내 수준에 맞는 질문을 찾아야 한다. 우선, 나의 수준을 스스로 assess해야 한다. 내 생각은, 내 관점은 얼마나 깊은 걸까. 이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