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는 바쁘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1초 혹은 0.1초 같은 짧은 순간 안에 벌어진다. 잠깐 눈을 깜빡이면 상황은 바뀌어 있다. 생각하고 움직이기엔 너무 늦다. 스포츠 선수들은 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훈련과 휴식의 루틴을 반복한다.
우리 몸은 특정한 운동 모션을 오랜 시간동안 반복하면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그 모션을 기억하여 자동으로 수행한다. 마치 코드를 입력하면 결과값이 나오는, 이를 머슬 메모리라고 한다. 스포츠 선수들이 짧고 간단해 보이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이유다. 훈련과 똑같은 환경이 경기 중에 연출되는 순간순간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몸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머슬 메모리를 곱씹어보면서 스포츠의 본질이 사업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둘 다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어떤 불확실한 상황에든 올바르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즉 관성을 만드는 일이다. 다음 경기와 내일의 시장, 조직의 상황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다. 기댈 수 있는 건 나라는 소프트웨어뿐이고, 이를 위해 기본기를 반복하며 시스템의 퍼포먼스 성능을 놏인다. 그것이 스포츠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근육세포이고, 사업에서는 생각하는 힘인 것 같다.
장기적으로 잘하기 위해서는 머슬 메모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머슬 메모리를 만들기 위해 기본기를 꾸준히 다져야 한다. 대략적으로만 갖고 있던 일일일정표를 수정하여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로 24시간을 채웠다. 3주가 지났다. 하루하루는 단순해졌지만 이 단순함을 채우는 디테일은 전보다 다양하고 풍요로워졌다. 그리고 이 디테일에 대한 내 의식이 점점 또렷해지는 게 느껴진다.